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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의 관계/부모와 나

어린 시절의 상처, 그리고 나를 보듬는 방법

relguide 2025. 1. 29. 17:25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IMF 시절, 부모님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나와 오빠를 할머니, 할아버지께 맡길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과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힘들었지만, 나에게 더 깊은 상처를 남긴 것은 할머니의 심한 차별과 편애였다.

Chapter1, 차별 속에서 자란 어린 나

 

나는 같은 집에서 오빠와 함께 자랐지만, 우리 둘을 대하는 태도는 너무도 달랐다. 오빠는 애지중지 돌봄을 받았지만, 나는 온갖 집안일을 도맡으며 노예처럼 부려졌다. 물론 굶지는 않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이 따뜻한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오빠는 마음 껏 하고싶은 공부를 시켜주었지만 나는 학원 하나 보내주지 않던 할머니.
2층으로 올라가려던 내게, 2층에서 걸레를 던지며 "닦으면서 올라와라"고 했던 할머니.

눈에만 보이면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라고 닥달하던 할머니. 하루 종일 꿇어앉아 빗자루질과 걸레질을 하던 어린 나.

오빠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포도와 주스를 챙겨주면서도, 내 친구들이 오면 차가운 눈빛과 거친 말이 돌아왔다.

어린 나에게 그런 차별은 단순한 서러움을 넘어서, 존재 자체가 하찮게 여겨진다는 느낌을 주었다.

Matheus Bertelli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573298/

Chapter2,  부모님과 다시 함께, 그리고 남겨진 마음의 조각들

 

중학생이 되던 해,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나는 부모님과 다시 함께 지낼 수 있었다.
부모님의 사랑은 극진했고, 어릴 때 받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듯 나를 감싸 안아주었다.
부모님의 따뜻한 손길과 관심 속에서 점점 마음의 상처는 아물었지만, 어린 시절의 나는 여전히 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다.
슬픔을 안고 있는 작은 나, 인정받고 싶어 했던 나, 사랑받고 싶었던 나.

그 아이는 가끔 내 안에서 속삭인다.
"나는 왜 사랑받지 못했을까?"
"나는 왜 오빠처럼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았을까?"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였을까?"

Chapter3,  어린 나를 위로하는 방법

 

이제는 어른이 된 내가 그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 나의 상처받은 어린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는 정말 소중한 아이야. 네 잘못이 아니었어.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였고,지금도 그래. 그때는 아무도 너의 아픔을 이해해주지 못했지만, 나는 알고 있어. 그리고 이제, 내가 너를 위로해줄 거야."
상처받은 어린 나를 위해, 나는 나 자신에게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때 받지 못했던 사랑을 나 스스로에게 주기 위해,

나를 소중하게 여기고,

내 감정을 무시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충분히 쉬고, 충분히 웃으며 살아가기로.

 

어린 시절, 나는 사랑받지 못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였다.
지금의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고, 이제는 그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만약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보길 바란다.
우리는 사랑받아야 할 존재였고, 지금도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내가 나를 더 사랑해주기로.